단순노숙형 로드트립

2021. 1. 20. 21:54Trip

 

 

Road Trip, 내가 로드트립이라 말하는 것을 일반적인 로드트립으로 이해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마도 로드트립이 아닐지도...! 몇 년 전 문득 Brisbane에서 Moree까지 길을 나선적이 있었다. 차에 카메라 가방 하나만 싣고 아무런 준비 없이 나섰는데 달리다가 맘에 드는 곳이 있으면 내려서 사진 찍고, 배고프면 최소한의 요기로 때우면서 그렇게 달렸다. 그러다 이것이 로드트립인가? 뭘 해봤어야 알지! 그냥 단순한 노숙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로드트립이라 정의 내렸고 그것이 나의 단순노숙형 로드트립의 시작이었다.
그 후로 나의 로드트립은 계속되었고 나름 꽤 많은 발전을 이루었는데 일단 출발할때 물 한병, 커피 한 잔 정도는 준비하고 그리고 러그 한 장, 계절에 따라 점퍼 혹은 비옷을 챙기기도 한다. 카메라는 물론 기본 장착. 놀라운 발전이다!
하지만 여전히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부분은 이동 계획(?) 인데 아직도 최종 목적지만 정하고 출발한다. 가는 중간에 어디를 들를 건지, 어디서 쉴 건지 등등의 계획은 애당초 없다. 시도를 안 해 본 것은 아닌데 나름 치밀하게 시간 계산까지 하며 일정을 세웠지만 강력한 복병을 만나 이런 계획이 얼마나 무의미 한가만 깨닫게 되었다. 

강력한 복병? 산을 찍으러 나선 길인데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아름다운 해변이 발목을 잡는다! 오묘한 계곡이 길을 막고, 탁 트인 들판이 나를 주저 앉히는데 치밀한 계획? 다 의미 없다! 
계획은 단순하게 짐은 가볍게 그래서 단순노숙형 로드트립. 이것이 내가 말하는 로드트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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