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ciuszko 1편 - 파란 보석, Blue Lake

2020. 9. 14. 21:15Trip

 

Blue Lake는 시드니에서 남쪽으로 6-7시간 정도 NSW주의 끝자락 Kosciuszko National Park안에 있는데 Charlotte Pass Boardwalk Lookout까지 차로 올라가서 Main Range Track으로 대략 1-2시간 정도 걸어가면 정말 뜬금없이 호수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호수라 하면 주변의 높은 산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모여 호수를 이루는 것이 정상일 텐데 Blue Lake는 주변을 둘러싼 큰 산이라는 것이 없다. 호수가 위치한 곳이 이미 정상으로 딱히 흘러 내려올 만한 물이 있을 그런 구조가 아니다. 그렇다면 땅에서 물이 솟아 오르는 일종의 수원지??

암튼 호수의 구조가 궁금한 것은 아니고 이곳, Kosciuszko National Park는 호주에서 제일 높은 산, 2,228m의 Mount Kosciuszko가 있는 곳이다. 호주에서 트레킹이란 정상에서 시작해서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는 그런 구조가 대부분인데 이 곳도 주차를 한 Charlotte Pass Boardwalk Lookout이 이미 Mount Kosciuszko와 연결되어 있는 봉우리 중 하나로 이 후의 트레킹은 정상을 향해 오르는 등산의 개념보다는 능선을 타고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그런 곳이다. 

 

 

Charlotte Pass Boardwalk Lookout에서 Blue Lake까지는 Main Range Track을 이용한다. Main Range Track은 Blue Lake를 거쳐 Mount Kosciuszko를 찍고 돌아오는 코스로 총 길이가 22km 정도이다. 처음부터 내 목표는 Blue Lake였기 때문에 Main Range Track의 존재감을 알려고 들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에서야 말하지만 Main Range Track은 정신없이 구경하며 걷다 정신 차려보면 이미 되돌아 가기엔 너무 멀리 와버려서 결국 완주하고 마는 그런 곳이므로 가볍게 나선 이들은 주변 풍경에 현혹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Blue Lake로 가는 길은 고산지대라 그런지 꼿꼿이 서있는 나무는 없고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는 나무 아니면 풀들 뿐이며 산 밑은 제법 더운 초여름이었지만 아직도 군데군데 눈이 남아 있었다. 확실히 호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과는 다른 세상이다. 그렇게 풀, 돌, 눈 들을 구경하며 걷다보면 예고도 없이 갑자기 Blue Lake가 나타난다. 

Blue Lake는 생각보다 크고, Blue Lake의 주변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널려 있으며 하나같이 이끼들이 감싸고 있다. 파란 하늘, 하얀 구름, 파란 물, 녹색의 이끼들이 잠시 비현실적인 상상에 빠지게 하는데 여기에 아침 안개를 곁들이면 저쪽 어디선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걸어올 듯한 그런 풍경이다.

 

 

Blue Lake에서 충분히 즐긴 후에 사람들은 고민 한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언덕까지 가 볼 건지 아님 왼쪽으로 되돌아 갈 것인지.

나는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에 오른쪽을 택했고 그 사명감에 충실했다.

 

사명감에 충실했던 결과는 Kosciuszko 2편에서.